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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해, 왕이 된 남자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 나온 대동법

    조선시대에는 승정원일기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매일매일 일어난 사건과 문서가 기록된 기록물입니다.  이 영화는 조선시대 광해군 재위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승정원 일기 내용 중 광해군의 재위 기간 중 15일 동안의 기록이 사라졌는데 이 사라진 15일에 대해선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상상을 통해 영화를 만든 것입니다. 작중에서 광해군은 병으로 몸이 쇠약해져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일반인인 '하선'을 왕의 대역으로 세우고 휴양을 떠납니다. 왕의 대역을 맡은 '하선'은 대신들과 대동법의 시행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게 됩니다. 대동법이 무엇이기에 시행하는 것이 논란이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당시 조선시대에는 특이한 세금제도가 있었습니다. 공납이라는 제도인데 집집마다 그 지역의 특산품을 세금으로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이나 흉년이 들어 특산물을 수확하지 못하거나 특산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를 납부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물품이나 금전으로 납부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산물이나 특산품을 조달하지 못하는 백성들에게 이를 대신 조달해 주고 큰 이익을 얻어가는 중간 상인도 나타났으나 백성들에겐 큰 부담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집집마다 부과된 공납을 납부하지 못하면 그 양은 점점 불어나고 가족이나 이웃들에게 전가되는 등 폐단이 점차 심각해졌습니다. 이와 같은 세금 제도를 개혁할 필요성은 있으나 권력자들도 이익을 얻고 있었기 때문에 개혁이 어려웠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대동법입니다. 공납대신 쌀이나 금전을 통해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며 가진 토지에 비례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대동법'입니다. 광해군은 이 대동법을 시행하고자 대신들과의 힘겨루기를 하게 된 것입니다.

     

    관객들을 울린 감동 포인트

    초반에 실제 광해군은 궁녀와 신하들을 함부로 대하며 공포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광해군의 대역을 맡게 된 '하선'은 궁녀들을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시중을 드는 궁녀의 집안 어려운 사정을 일일이 들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감동포인트는 하선의 말과 행동에서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하선의 행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하선은 처음 임금의 역할을 맡게 되자 임금의 체통을 지키지 않고 빠르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임금이 밥을 남겨야 그 밥으로 궁녀들이 식사를 한다는 말을 들은 뒤로는 항상 밥을 많이 남겨주는데 이는 주변인들을 챙겨주기 위해 자신의 거대한 식욕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중을 드는 궁녀 '사월이'의 가족사를 듣고 지방 조세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하였고 대신들의 부패한 모습을 문제 삼지 않음으로써 대동법을 시행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본인들의 안위와 이득만을 생각하여 이를 반대하는 권력자들의 모습과 대비됩니다. 권력과 이득을 위해서가 아닌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백성들을 위해 존재하는 임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선이 실제 임금이 아님을 의심하는 도부장이 하선에게 칼을 겨누다가 물에 빠지게 됩니다. 임금에게 칼을 겨눈다는 것은 반역으로 다스려 즉결처형에 처해질 만큼 중대 범죄입니다. 그러나 하선은 도부장에게 '내 목에 칼을 들이대는 것은 상관없으나 네놈이 살아야 내가 산다. 네 목숨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이냐 이 칼은 나를 위해서만 뽑아라'라고 말하며 오히려 용서하고 포용하는 자비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상 못해 웃긴 장면들

    '도승지'는 임금을 옆에서 보필하는 정 3품 당상관입니다. 초반에 하선은 광해군의 대역을 맡는 과정에서 도승지에게 극진한 예우를 하였으나 대역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도승지와 점점 친해져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하선이 제멋대로 국정을 결정하자 도승지는 단 둘이 있는 장소에서 하선을 꾸짖는데 그 와중에 사월이가 동 장소에 들어가고자 하는데 이때 하선과 도승지는 누가 임금의 자리에 앉아야 하는지 헷갈려 우왕좌왕 자리를 바꿉니다. 이후 사월이가 같은 장소에 있음을 이용하여 하선은 도승지에게 강제로 엿을 주는데 도승지가 이를 먹으려 하자 신하들에게 도승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라고 하여 도승지와 하선 간의 감정선을 관객들이 보게 되며 미소를 띠게 됩니다. 하선과 도승지가 이리도 장난스러운 사이가 될지는 처음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외에도 타인들과 소소하게 장난치는 웃긴 장면들이 나옵니다. 하선이 자신을 지켜주는 도부장에게 혼자 있게 해달라고 말했으나 도부장이 이를 따르지 않자 자신의 신발을 멀리 날려 가지고 오게 하고 본인은 저 멀리 달아나는 장면도 웃긴 장면입니다. 보통은 신하를 호통쳐서 임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텐데 신발 날리기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이 참신하고 웃겼습니다. 이렇게 도망친 하선은 중궁전에 가서 중전을 만납니다. 왜 왔냐는 물음에 하선은 활짝 미소를 띠는데 얼굴을 보니 김으로 앞니 두 개를 가린 채 장난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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